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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esforce vs. ServiceNow: AI 전쟁의 숨겨진 비용

_노른자_ 2026. 1. 5.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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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거인의 숨겨진 이야기

세일즈포스와 서비스나우는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필수 불가결한 플랫폼이 되었다. 많은 기업이 고객 관계 관리(CRM)와 IT 서비스 관리(ITSM)를 위해 이 두 플랫폼에 깊이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이 플랫폼들의 표면 아래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대한 지각 변동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이 플랫폼들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두 거대 기업의 숨겨진 이야기와 그 놀라운 이면을 파헤친다.

 

1. 실제 비용은 청구서의 두 배이다

세일즈포스의 비용을 이야기할 때 단순히 라이선스 비용만으로는 실제 지출을 파악할 수 없다. 총소유비용(TCO, Total Cost of Ownership) 개념으로 접근해야 진짜 비용이 보이기 시작한다.

 

세일즈포스에 지출하는 1달러의 라이선스 비용 뒤에는 맞춤형 애드온, 시스템 통합, 서드파티 앱, 그리고 지원 및 관리에 들어가는 또 다른 1달러의 숨겨진 비용이 존재한다. 한 기업의 사례를 보면, 라이선스 비용으로 연간 500만 달러를 예산으로 책정했지만 실제 TCO를 분석한 결과 총비용은 거의 900만 달러에 육박했다. 이 중 약 400만 달러가 바로 숨겨진 비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TCO 분석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 기업은 TCO 분석을 통해 활용도가 낮은 라이선스와 중복된 앱을 발견하고 낭비를 줄여 약 2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전략적 함의는 명확하다. 청구서에 보이는 숫자 너머를 보지 못하면, 기업은 자신도 모르게 예산의 두 배를 지출하고 있을 수 있다.

 

2. 차선이 사라졌다: 새로운 경쟁의 시작

지금까지 세일즈포스는 CRM의 제왕으로, 서비스나우는 ITSM의 절대 강자로 각자의 영역을 지배해 왔다. 그러나 이제 두 기업은 서로의 핵심 영역을 침범하며 전면적인 경쟁 구도에 돌입했다.

 

세일즈포스는 'Agentforce IT Service'를 출시하며 서비스나우의 심장부를 정조준했다. 이것은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다. ITIL 프로세스를 완벽히 준수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에이전트 기반 구성 관리 데이터베이스(Agentic CMDB)'까지 탑재하여 서비스나우의 핵심적인 기업 시장 강점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전략적 무기이다.

 

 

반대로 서비스나우 역시 AI 기반 CRM 플랫폼을 선보이며 세일즈포스의 주력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자사의 강점인 워크플로우 자동화 기술을 CRM에 접목해 단순한 고객 데이터 기록 시스템을 넘어 기업의 '행동 시스템(system of action)'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두 회사의 성장률 데이터는 이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서비스나우의 CRM 관련 비즈니스는 연간 30%의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8% 성장에 그친 세일즈포스를 크게 앞질렀다. 이 경쟁은 우연이 아닌, 의도된 전략적 충돌이다.

 

 

3. 이사회에서는 적, 현장에서는 파트너

두 기업이 거시적으로는 치열한 경쟁자이지만, 실제 고객사의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서로 긴밀하게 통합되어야만 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이들은 이사회에서는 적이지만, 현장에서는 필수적인 파트너인 셈이다.

 

많은 기업이 내부 운영 효율화를 위해 서비스나우를, 고객 대면 활동 강화를 위해 세일즈포스를 사용한다. 이 두 시스템이 분리되어 있다면 데이터는 단절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비효율적으로 변한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 내부 운영(서비스나우)과 고객 대면 활동(세일즈포스) 간의 데이터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뮬소프트(MuleSoft)와 같은 미들웨어 플랫폼을 사용해 두 시스템을 연동하고 있다.

 

이러한 통합이 가져오는 이점은 명확하다.

  • 운영 효율성 향상: 데이터 교환 및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여 수동 작업을 줄이고 오류를 최소화한다.
  • 통합된 고객 경험 제공: 고객 지원팀이 IT 서비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여 더 빠르고 정확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 데이터 일관성 유지: 두 플랫폼 간의 데이터가 동기화되어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강제된 파트너십은 고객사에게 깊은 긴장감을 조성한다. 고객들은 서로를 시장에서 몰아내려 하는 두 회사의 시스템을 동시에 통합하고 유지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해있다.

 

4. AI는 업그레이드가 아닌, 다음 혁명이다

세일즈포스와 서비스나우의 경쟁은 단순한 기능 추가 경쟁이 아니다. 이는 AI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거대한 전쟁이다. 세일즈포스의 'Agentforce'와 서비스나우의 'ServiceNow AI'는 각 회사의 미래 전략 그 자체이다.

 

이제 'AI가 새로운 SaaS'라는 개념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선 가치 평가 전쟁이다. 과거 기업들이 영구 라이선스 모델에서 SaaS 모델로 전환하며 4-6배에 달하는 수익 배수 증가를 경험했던 것처럼, AI 플랫폼 전쟁의 승자는 그와 비슷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시장 가치 확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는 이 경쟁을 '승자독식'의 구도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서비스나우의 CEO 빌 맥더멋(Bill McDermott)은 AI 시대의 절박함과 중요성을 강력한 메시지로 전달했다.

 

5. 혁신의 대가: '벤더 종속'이라는 덫

앞서 언급된 치열한 경쟁과 깊은 AI 통합은 혁신을 가져오지만, 동시에 CIO 세대가 경험한 가장 정교한 형태의 '벤더 종속(Vendor Lock-in)'이라는 족쇄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혁신이 가져오는 피할 수 없는 대가이다.

 

벤더 종속이란 특정 공급업체의 기술, 데이터 형식, 계약 조건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어 다른 업체로 전환하기가 매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러한 종속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 기술적 종속 (Technical Lock-in): 특정 벤더의 독점적인 API나 서비스 기능에 의존하는 경우.
  • 데이터 종속 (Data Lock-in): 데이터가 특정 벤더의 독자적인 형식으로 저장되어 다른 플랫폼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경우.
  • 계약적 종속 (Contract Lock-in): 장기 계약이나 조기 해지 시 발생하는 위약금으로 인해 다른 벤더로 전환이 어려운 경우.
  • 경제적 종속 (Economic Lock-in): 특정 벤더의 생태계에 막대한 투자를 하여 전환 비용이 새로운 벤더 도입의 이점을 초과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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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더 종속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고, 새로운 기술 도입에 대한 유연성과 혁신이 제한되는 결과를 낳는다. 최악의 경우, 기업의 운영 전체가 특정 벤더의 안정성과 정책에 좌우되는 심각한 운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왕국의 열쇠를 넘겨주고 있는가?

결국, 보이는 비용의 두 배에 달하는 대가를 치르면서 기업들은 두 거인의 전면전 한가운데에 서게 되었다. 현장에서는 협력해야 하지만, 이들의 진짜 전쟁터는 AI이며, 그 혁신의 끝에는 '벤더 종속'이라는 강력한 덫이 놓여있다. 이 다섯 가지 진실은 서로 분리된 사실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를 결정할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다.

 

세일즈포스와 서비스나우는 이제 단순한 업무용 툴을 넘어, 기업의 모든 데이터를 연결하고 자동화하는 AI 기반 '신경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당신의 기업은 전략적으로 위험을 관리하고 있는가, 아니면 자신도 모르게 왕국의 열쇠를 이 거인들에게 넘겨주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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